[심재열] 풍수지리의 체계와 구조 (2)

한국학회 승인 2020.08.31 15:54 | 최종 수정 2020.08.31 15:58 의견 0

양기(陽基)와 양택풍수(陽宅風水)

풍수의 본질은 땅을 통해 천지의 생기를 받아 인생의 행복을 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양기・양택이나 음택이나 모두 동일하다. 양기도 그 땅의 형세(形勢)가 오행상생(五行相生)하고 음양충화(陰陽沖和)하며, 생기(生氣)가 충일한 곳을 길지로 본다.

사사방위(四砂方位)와 장풍득수(藏風得水)를 따지는 것 역시 음택과 다르지 않다. 다만 양기는 음택에 비해 소규모의 땅으로는 불가능하며, 넓은 토지를 필요로 한다. 또한 양기의 형세는 음택에 비해 형상이 정비되어 있지 않고 그 사사(四砂)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아무리 광막한 형세라도 풍수의 원칙인 음래양수(陰來陽受), 양래음수(陽來陰受), 장풍득수(藏風得水)와 같이 화생(化生)과 생기(生氣)의 축적을 촉진하는 음양조화(陰陽調和)의 형세가 아니라면 좋은 집을 지어도 풍수적으로는 무의미하다. 즉, 음양충화(陰陽沖和)할 지세의 요소를 반드시 구비한 곳이어야 한다.

양기는 가옥 한 채보다는 백가천가(百家千家)의 행복을 위한 곳을 상위의 대지로 본다. 한 집만 건축할 소규모의 땅은 길지라도 대지라 하지 않는다. 백자천손(百子千孫)이 번영하여 분가할 가옥의 터전으로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양기의 혈은 음택의 혈보다 광대할수록 좋다. 양기는 넓고 생기가 모이는 곳이어야 하는데, 생기가 모이는 혈(穴)이 크기를 바란다. 이에 비해 음택은 좁아도 생기를 향유하는 곳이기만 하면 된다.

풍수는 국혈의 생기모임과 형세, 그리고 그 형세의 선악순역(善惡順逆)에 영향을 받는다. 양기는 땅 위에 이루어진 유형(類型)과 형세(形勢)의 기(氣)로부터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반면, 땅 속의 생기로부터는 땅 위에 지은 주택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에 비해 음택은 땅 속의 생기로부터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반면, 땅 위에 이루어진 형세의 기로부터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인해 양기는 땅 위의 형세에 큰 비중을 두고, 음택은 땅 속 생기의 충일에 중점을 둔다.

양택(陰宅)의 택(宅)과 양기(陽基)의 기(基)는 모두 주거에 관한 용어이지만 그 의미가 구분된다. 택은 사람이 사는 가옥을 말하고, 기는 그 가옥이 들어선 땅을 말한다. 주택에는 기와 택이 모두 필요하다.

생자의 주택은 대지가 건축물과 이분되며, 땅의 생기 즉 대지에 영향을 받으므로 양기가 중요하다. 대부분 도읍・시・군・구・읍 등 취락풍수에서는 양기를 사용하고, 개인의 주택에는 양택을 쓰고 있다.

양택풍수에서는 건물의 배치와 방위가 기지(基地) 선정 못지않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좌향과 방위에 따라 그 길흉이 결정되는데, 국도풍수(國都風水)에서는 사신사(四神砂)가 갖춰진 명산길지(名山吉地)의 형상을 이루었는지를 보게 된다.

음택풍수에서 지기는 조상의 체백(體魄)을 매개로 하는 동기감응의 원리에 의해 자손에게 전해진다. 이에 비해 양택풍수에서 지기는 그 땅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전해진다.

나쁜 땅의 기운을 지속적으로 직접 받으면 불화가 생기거나 병이 들고 재물이 나가는 흉화를 입게 된다.

이와 같이 자연의 이치에 부합될 뿐만 아니라 동양의 사상과 학문 체계에도 포섭되는 양택풍수는 그 대상이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생활공간으로, 누구나 쉽게 익혀 실생활에 적용 내지는 응용할 수 있다.

음택풍수(陰宅風水)

음택풍수는 조선후기에 크게 유행하여 사회에 큰 폐해를 끼치기도 했으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풍수는 음택풍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음택풍수는 묘지 선정과 관련되는 것으로, 생기 있는 땅에 묻힌 조상의 시신이 자손들의 세계에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묘지선정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즉, 음택풍수는 묘지풍수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죽으면 장사를 지내는데, 장사는 곧 시신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구하는 일이다. 부모나 조상의 시신을 유골 형태로나마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에 땅을 택한 것이 음택이다.

땅은 저마다 다른 기운을 갖고 있다. 쉽게 부패하는 땅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땅도 있고, 물이 고일 수 있는 땅이 있는 반면 건조할 수 있는 땅도 있다. 쉽게 부패하는 땅, 물이 고일 수 있거나 건조한 땅은 생기롭지 못하다. 외부의 온도 및 습도에 관계없이, 항상 적정한 온도 및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이 생기로운 땅이다. 그래서 생기로운 기운이 있는 땅을 찾아 묘지를 써야 오랫동안 유골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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