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열] 풍수지리의 체계와 구조 (3)

풍수 논리체계에 따른 분류

한국학회 승인 2020.08.31 15:59 의견 0

풍수사상의 논리구조는 혈(穴)・용(龍)・사(砂)・수론(水)의 4대 구분을 따른다.

풍수체계는 인사(人事)에 영향을 미치는 지기(地氣)를 밝히는 기감응적(氣感應的) 인식체계와 경험과학적 논리체계의 두 가지 체계로 구분된다.

 

가. 기감응적 인식체계

(1). 동기감응론(同氣感應論)

사람이 생기(生氣)가 흐르는 땅 위에 살면 그 기(氣)는 그 사람의 것이 된다. 또 나쁜 기 위에 머물면 좋지 않고, 좋은 기 위에 머물면 좋은 일이 생긴다. 문제는 사람의 집터 잡기보다 묘지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땅에 매장된 조상의 유골이 받은 기가 후손에게 전달되는 것을 동기감응(同氣感應) 혹은 친자감응(親子感應)이라고 한다.

한 무제 때 궁궐의 구리종이 바람도 없는데 저절로 뎅그렁 울렸다. 알고 보니 그 시간에 지진이 나서 종을 만든 구리를 캐낸 광산이 무너졌다는 것이었다(銅山西崩 靈鍾東應). 쇠붙이도 제 근본을 따르는데 사람은 더욱 그러할 것이라는 예증이다.

현대인이 친자감응론을 납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설명이 힘든 사실이라고 해서 그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현대 물리학도 추정적(stochastic)이거나 확률론적(probabilistic)인 사실을 운위함으로써 세상에 확정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는 일이란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현대 서구의 과학적 실험에 의한 유전인자의 감응현상이 발견되고 1993년 클리브 백스터 박사와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전기를 이용한 DNA 분리실험에서 신비주의적인 동기감응론이 밝혀지면서, 풍수지리는 과학적인 학문으로 인정되게 되었다.

 

(2). 소주길흉론(所主吉凶論)

소주길흉론은 철저한 윤리성을 강조하는 풍수사상의 대목이다. 󰡔주역(周易)󰡕 「문언전(文言傳)」에는 “선을 쌓는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고, 선하지 못함을 쌓는 집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라는 구절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과 중국의 풍수는 “명혈과 길지는 반드시 적선(積善), 적덕(積德)해야 차지할 수 있다.”거나, “아무리 당대 최고의 명풍수를 초빙하여 좋은 땅을 잡은들, 그 땅을 쓸 사람이 생전에 악행을 많이 저질렀다면 소용없는 허혈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부모가 살아 있을 때에는 부모를 빚쟁이 대하듯 하다가, 부모가 죽은 다음에는 그 뼈를 부귀의 밑천으로 삼아 온갖 짓을 다하여 진혈을 구해본들 헛일일 뿐이다.

또 소주길흉론에서는 땅을 쓸 사람의 사주팔자가 그 땅의 오행과 상생되는지도 따진다. 물론 사람의 10간(干) 12지(支)도 문제가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사주명리학과 풍수지리학이 만난 지인상관설(地人相關說)이다. 여기에 천(天)이 합쳐지면 천(天)・지(地)・인(人) 합일의 경지에 이른다. 이때 천은 그 자리를 쓴 날의 천기, 즉 그날의 오행과 간지이다. 따라서 일(日)과 풍수와 명리(命理)의 만남은 천・지・인 합일이 된다. 여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많을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이 그 체질상 풍토와 잘 어울리는 경우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3). 형국론(形局論)

좋은 산에서 좋은 땅이 생기는 법이다. 경험과학적 논리체계는 어떤 산이 풍수적으로 좋은지 여부를 기술적으로 알아내는 방법에 속한다. 형국론은 소・말・호랑이 등 짐승이나 연꽃・매화 등 식물 또는 사람 모양으로 비유된 동식물들의 특징을 땅의 형세에 비교하여 혈을 찾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학이 알을 품은 모양이라면 알 자리가 혈이 된다.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 장군대좌형(將軍對坐形) 등은 형국론에 의해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형국을 논하는 것은 지세의 사신사와 용, 그리고 물에 의한 기운을 면밀하게 분석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지세의 구성 요소를 분석하지 않으면 땅의 기운을 잘못 판단하게 된다.

땅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보는 형국론이 풍수의 정신을 반영한다면, 장풍법, 간룡법, 정혈법, 득수법은 형국론보다 기술적이고 경험적인 성격이 강한 이론 체계다.

지기를 제대로 파악해 좋은 땅을 찾기 위해서는 이런 여러 가지 방법들이 함께 이용된다. 풍수설에 있어서 보국형세(保局形勢)와 산혈형체(山穴形體)에 따라 이에 소응되는 정기가 그 땅에 응취(凝聚)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형국론의 이론적 원리이다.

 

나. 경험과학적 논리체계

(1). 간룡법(看龍法)

풍수는 땅의 생기(生氣)를 받는 지리이론이다. 이 생기의 통로는 산이고, 산을 용(龍)이라 한다.

간룡법은 그 산의 맥 즉 정기가 잘 이어졌는지, 병들거나 죽은 용은 아닌지, 또 생기를 품은 산인지를 분석하는 법술이다.

기(氣)는 물을 만나면 멈추고 바람을 타면 흩어진다(氣乘風則散 界水則止). 그래서 풍수라 부르는 것이다(故謂之風水). 기가 바람을 타고 흩어지면 산에 의해 감싸인다. 그러므로 산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용은 맥(脈)이 통해야 한다. 맥은 생기가 흐르는 통로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맥을 보아 건강을 진단하듯이 그 속을 알 수 없는 용맥(龍脈)도 겉에 드러난 산을 보아 나쁘고 좋음을 분석한다.

간룡(看龍)은 용(龍)의 진가(眞假), 생사(生死), 순역(順逆), 안부(安否) 등을 살피는 일이다. 조화와 균형, 안정 속에서도 변화와 생기(生氣)를 아울러 갖춘 모양의 산이 길한 용(龍)으로 간주된다. 󰡔택리지(擇里志)󰡕의 저자 이중환(李重煥)도 주거를 택함에 있어 산의 형세가 매우 중함을 말한 바 있는데, 이것이 바로 풍수 간룡법이다.

 

(2). 장풍법(藏風法)

사신사(四神砂)에 둘러싸인 혈전(穴前)의 땅을 명당(明堂)이라 한다. 명당과 혈은 풍수에서 가장 중심 요소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명당은 범위가 넓으며, 명당의 혈처(穴處)를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용(龍)이 변화하여 일정한 규국(規局)을 이룰 때, 그 규국을 찾는 법이 장풍법이다.

명당 지세의 풍수론을 통칭하여 장풍법이라고 하며, 정혈(定穴)은 장풍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장풍법은 도읍이나 주택 혹은 음택을 상지(相地)하는 중요한 요체다.

풍수의 술법은 바람을 막고 물을 얻는 데에 중점을 둔다(風水之法 得水爲上 藏風次之). 즉 바람을 막는 것(防風)이 아니고 바람을 끌어들여 간수하자는 것(藏風)인데, 이를 위해 명당 주위에 산이 요청된다. 즉 산이 혈장(穴場) 주위를 둘러싸고 그 요지(凹地)의 중앙에 생기(生氣)의 활동이 넘치게 하며 음양이기(陰陽二氣)의 결합을 이루게 하려는 것이다.

장풍법은 청룡(靑龍)・백호(白虎)・주작(朱雀)・현무(玄武)의 사신사(四神砂)에서 대종을 이루고, 그 외 오성(五星), 구요(九曜), 사성(砂城)의 관(官)・귀(鬼)・금(离)・요(曜)・규(窺) 등 술법상으로 매우 복잡한 것이다. 이와 같이 사신사에 의해 호위되는 명당은 도읍이나 촌락 혹은 주거풍수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주위가 개방되지 않도록 감싸줌으로써 주민들에게 안정감을 부여해 주며, 겨울철에는 차가운 북서계절풍을 막아주는 적절한 바람막이 구실도 해 준다.

 

(3). 득수법(得水法)

용(龍)이 물을 만나면 가던 길도 멈춘다. 혈도 용이 멈추는 곳에 있다. 그곳에 흐르던 기(氣)가 모이기 때문이다. 태극은 양과 음으로 갈라지는데, 물은 양이고 산은 음이다. 물은 유동하니 양이고 산은 움직임이 없으니 음이라는 것이다. 이 양과 음이 만나 융합하면 새로운 기(氣)가 생긴다. 이 새로운 기가 사람에게 복을 내려준다.

동한(東漢)의 청오자(靑烏子)가 서기 2세기에 지었다는 󰡔청오경(靑烏經)󰡕에 나오는 “음양이 부합하여 천지가 서로 통하면 내기(內氣)는 생명을 발하게 되고 외기(外氣)는 물질을 만든다. 이 내외의 기가 어울리면 풍수는 저절로 이루어진다(陰陽符合 天地交通 內氣萌生 外氣成形 內外相乘 風水自成).”라는 구절도 같은 맥락이다.

명당을 주체로 볼 때, 물은 길한 방위에서 흘러들어와 흉한 방위로 나가야 한다. 물이 탁하거나 나쁜 냄새가 나면 안 되고, 혈전(穴前)에 절을 공손히 올리듯 유장하게 흘러야 한다. 혈을 향하여 내지르듯 직류, 급류해서도 못쓴다. 이때 물은 물대로 산은 산대로 따로 있는 것처럼 보이면 불길한 것이니, 음양 상보(相補)하고 남녀 상배(相配)하는 천리(天理)에 따라 산수가 상생하여야 한다.

물은 산수 음양의 필수 구성요소이다. 산(山)은 사람의 신체와 같고 물은 사람의 혈맥과 같다는 이유에서 득수법을 장풍법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학파도 있다. 신체인 산의 생장고영(生長枯榮)은 사람에게서와 마찬가지로 혈맥(血脈)과 같은 수류(水流)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혈맥의 도수(度數)가 순조로워야 그 사람이 건강하고 혈맥(血脈)의 도수(度數)를 실절(失節)케 되면 그 사람은 병들어 망함이 자연지리(自然之理)라 보는 것이다.

 

(4). 정혈법(定穴法)

득수와 장풍이 인정되면 명당은 결정된 셈이다. 풍수에서 혈처(穴處)를 찾는 방법이 정혈법(定穴法)이다.

풍수에서 혈은 요체가 되는 장소이다. 음택의 혈은 시신이 땅에 직접 접하여 그 생기를 얻는 곳이며, 양기 양택은 거주자가 실제 삶의 대부분을 얹혀살게 되는 곳이다.

주자(朱子)는 그의 󰡔산릉의장(山陵議狀)󰡕에서 “소위 정혈(定穴)의 법(法)이란 침구술(鍼灸術)에 비유할 수 있는 것으로, 스스로 일정한 혈(穴)의 위치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털끝만큼 차이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하여 풍수의 혈을 인체의 경혈(經穴)에 풍수의 혈이 비유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혈을 실제로 찾기 위해서는 국(局)을 이룬 혈 주변의 전후좌우 산세와 수국(水局)을 살펴야 한다. 요컨대 좋은 땅을 찾고 나쁜 자리를 피하자는 것이다. 욕심이 동하면 생기가 숨는 법이기 때문에, 흉지를 피하는 법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정도이다.

지하수맥을 피하는 일은 피흉(避凶)의 가장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지하수는 지표로부터 끊임없이 물을 공급받기 위하여 계속적인 파괴 작용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수맥 위에 건물을 세우면 벽이 갈라지고, 나무나 풀도 자라지를 못한다. 철근 콘크리트가 금이 갈 정도의 힘이니, 그 위에 사람이 집을 짓고 산다면 그 사람이 견디어 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산소를 그 위에 모시게 되면 동기감응론에 의하여 그 자식들에게 흉사가 끊이지를 않게 된다. 이런 자리를 피하자는 것이 풍수 정혈법의 목적인 것이다. 지하수맥을 찾는 일은 풍수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프랑스의 ‘Radiesthésie’, 영・미인들의 ‘Dowsing Rod’ 같은 기술도 바로 그 지하수맥의 위치, 깊이, 흐름의 방향, 수량 등을 알아내는 학문이다.

 

(5). 좌향론(坐向論)

좌향론은 풍수기술로 방위에 관계된 술법이다. 좌향(坐向)은 일정한 형국으로 국면전반이 좌정(坐定) 될 때, 혈 앞쪽이 트이고 혈 뒤쪽으로 기댈 수 있는 전개후폐(前開後閉)의 선호성방위(選好性方位)를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이지도 않고 감각으로 포착되지 않는 수많은 파장들이 공기 중에 지나간다. 지자기(地滋氣)의 자력선(磁力線)이 그 예다. 공기 중에는 0.5 Gauss의 자력선이 지나지만, 빌딩이나 아파트에서는 그 절반인 0.25∼0.26 Gauss 밖에는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신체에 이상을 유발시킨다.

또 이것이 받아들여지는 정도는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가장 오랫동안 노출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긴다. 철새는 시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력선을 감지하여 갈 길을 찾는다는 것이 실험 결과 밝혀져 있다. 아직 확연한 설명을 할 수는 없으나, 자력선이 인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만은 밝혀져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태풍이라든가 우주선, 복사선(輻射線) 등 우리가 아직 해명하지 못한 많은 파장들이 풍수 좌향론(坐向論)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감지되어 있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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