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열] 풍수지리의 구조 (3)

사(砂)와 사신사(四神砂)

한국학회 승인 2020.08.31 16:37 의견 0

산(山)의 전후, 좌우에 있는 사면(四面)의 산을 사신사(四神砂)라고 한다. 사신사의 명칭은 주산(主山)을 등지고 오른쪽에 백호(白虎), 왼쪽에 청룡(靑龍), 앞쪽에 주작(朱雀), 뒤에 있는 산을 현무(玄武)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우백호(右白虎)・좌청룡(左靑龍)・전주작(前朱雀)・후현무(後玄武)라고 한다. 백호와 청룡 중 명당이나 혈에 가까이 있는 것을 내백호・내청룡이라 하고 내백호・내청룡 뒤에 있는 산을 외백호・외청룡이라고 한다. 백호와 청룡을 같이 말할 때는 용호(龍虎)라고 한다.

청룡 맥(脈)이 주산(主山)에서 연결된 청룡을 ‘본신청룡(本身靑龍)’, 다른 산에서 연결되거나 주산의 맥이 연결되지 않은 청룡을 ‘외산청룡(外山靑龍)’이라 한다. 또 백호 맥이 주산에서 연결된 백호를 ‘본신백호(本身白虎)’, 맥이 다른 산에서 연결된 백호를 ‘외산백호(外山白虎)’라고 한다. 외산과 본신이 동시에 있으면 ‘주합용호(湊合龍虎)’라고 한다. 본신용호(本身龍虎)는 맥이 주산에서 연결되어 외산용호(外山龍虎)보다 많은 생기(生氣)를 발생시킨다.

사신사(四神砂)는 삼신오제사상(三神五帝思想)에 근거를 두고 있다. 삼신(三神)은 하느님으로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루는 치화(治化)・교화(敎化)・조화(造化)의 세 능력을 말하고, 오제(五帝)는 동・서・남・북과 중앙의 다섯 방위를 말한다.

사신사(四神砂)

 

오제(五帝)가 직접 하늘에서 내려오는 경우, 이들은 일정한 생명체의 형태를 갖추고 나타나게 된다. 백제(白帝)는 서쪽에 호랑이의 형태로, 청제(靑帝)는 동쪽에 용(龍)의 형태로, 주제(朱帝)는 남쪽에 봉황(鳳凰)의 형태로, 북제(北帝)는 북쪽에 거북이의 형태로, 그리고 황제(黃帝)는 중앙에 사람의 형태로 나타난다. 오제가 호랑이・용・봉황・거북이・사람의 형태로 땅 위에 내려온다는 개념은 신선사상(神仙思想)에 바탕을 둔 것이다. 오제(五帝) 가운데 청룡은 동쪽 산에, 백호는 서쪽 산에, 주작은 남쪽 산에, 현무가 북쪽 산에 자리 잡아, 가운데서 남쪽을 향한 황제를 둘러싸고 보호한다.

사신사에는 생기를 만들지 못하는 사신사와 생기를 만드는 사신사가 있다. 생기 있는 사신사는 백호와 청룡이 명당 쪽을 앞면으로 공손하게 마주 보고 있는 반면, 생기 없는 사신사는 백호와 청룡이 명당을 등진 형태로 도리어 명당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

 

가. 사신사(四神砂)의 3대 기능

주룡(主龍)에 있는 혈(穴)에 생기(生氣)를 만드는 것이 사신사(四神砂)의 기능이다. 따라서 명당은 혈이나 사신사에 의해 만들어진다.

사신사(四神砂)와 산(山)․평지(平地)에 부는 바람

 

혈이나 명당에 생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신사가 세 가지 기능, 즉 바람막이 기능, 곡면반사경(曲面反射鏡) 기능, 볼록렌즈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신사가 바람막이 기능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는 생기가 바람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강하게 부는 바람은 기운(氣運)을 분산시켜 생기(生氣)가 되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사신사가 사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약하고 부드러운 바람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처럼 바람을 막아 생기가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과정을 ‘장풍(藏風)’이라고 한다.

용호가 바람막이 기능과 생기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명당 앞으로 혈(穴)을 마주보아야 하며, 둥글게 삼태기처럼 원형(圓形)으로 명당을 감싸야 한다. 명당을 향해 용호가 감싸지 않아도, 명당 쪽을 마주만 보아도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명당 쪽으로 용호가 등을 보이면, 둥근 형태라도 결코 바람막이 기능을 할 수 없으며 오히려 강한 바람을 일으키게 된다.

사신사(四神砂)와 바람

 

빛을 반사하는 거울을 반사경(反射鏡)이라고 하는데, 반사면(反射面)이 곡면(曲面)을 이루는 거울은 곡면반사경(曲面反射鏡)이라고 한다.

이런 반사경은 빛을 집중적으로 한 점에 모으는 장점이 있다. 곡면반사경의 예로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들 수 있다.

사신사(四神砂)의 반사경(反射鏡) 작용(作用)

 

태양과 달이 백호와 청룡을 비추면 그 일부의 빛이 반사된다. 이 때 빛이 모여 하나의 초점(焦點)을 이루며, 생기(生氣) 곧 신비(神秘)한 기운(氣運)이 발생된다. 이 부분을 혈(穴)이라 하고, 혈의 주변을 명당이라 한다. 빛이 여러 종류로 모이는 공간은 그 빛으로 명당을 이룬다. 따라서 백호와 청룡이 완전하게 반사경 기능을 해야 생기가 많아져 명당을 이룰 수 있다.

볼록렌즈는 흩어진 빛을 한 점에 모아 매우 뜨겁고 밝게 한다.

사신사의 이상적인 형태는 혈(穴)을 중심으로 둥글게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혈의 왼쪽에서는 청룡이, 혈의 오른쪽에서는 백호가, 혈의 앞에서는 주작이, 혈의 뒤에서는 현무가 각각 볼록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면, 이 네 렌즈의 공통초점(共通焦點)이 되는 곳이 바로 혈(穴)이 되어 여기에 엄청난 양(量)의 생기(生氣)가 모이는 것이다.

사신사(四神砂) 반사경(反射鏡)의 방향(方向)

 

나. 사신사(四神砂)의 종류

사신사(四神砂)는 혈(穴)에 생기(生氣)를 만드는데, 사신사를 구성하는 백호(白虎)・청룡(靑龍)・현무(玄武)・주작(朱雀)은 각각의 생기를 갖고 있다.

(1) 청룡(靑龍)

청룡(靑龍)에서 발생한 생기(生氣)는 권력과 지도자의 기운, 자손번창의 기운, 재산의 기운을 갖고 있다. 청룡이 좋은 지세에서는 후손(남자)들이 고급 공무원이 되거나 건강상태가 좋고, 재물을 모으며 자손도 번창한다. 반대로 청룡이 나쁜 지세에서는 건강을 잃고 자손이 줄어들어 대가 끊기기도 한다. 유순(柔順)한 청룡 지세에서는 사람들이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한다. 반대로 청룡의 산세 하부가 상부보다 높이 뭉쳐 있으면 하극상(下剋上)의 비극이 나오고, 등을 돌린 지세에서는 사회를 등지거나 부모에게 불효하는 후손들이 나온다. 청룡의 끝이 집터를 등지며 멀리 뻗어간 지세라면 형제 관계를 끊거나 멀리 떠나는 사람이 생긴다. 부모를 떠나 멀리 외국으로 이민가는 경우가 이런 지세의 영향이다.

청룡의 시작점에서 끝까지를 삼등분 할 때, 맨 위 부분은 장남에게, 가운데 부분은 차남에게, 마지막 부분은 막내아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청룡이 고르면 형제들이 고르게 발전한다.

(2) 백호(白虎)

백호(白虎)에서 발생하는 기운(氣運)은 재산과 여성의 생명력(生命力)을 갖고 있다. 그래서 백호가 기능을 다하는 지역에서는 부자가 나오고 훌륭한 여성이 많이 배출되는데, 딸은 물론 며느리에게도 그 영향이 미친다. 여성의 체질이나 성격에도 반영(反影)되어 백호의 산세가 유순한 지세에서는 부모에게 효도하며 가문을 위해 정절(貞節)을 바치는 여성이 나오는 반면, 등을 돌리고 있는 산세에서는 딸이나 며느리들이 가출(家出)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뒷면을 보이는 배반격(背反格)인 경우에는 재물을 잃고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된다. 백호의 길이도 청룡과 마찬가지로 영향을 미치는데 청룡이 남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백호는 여성이므로, 딸과 며느리에게 그 기운이 전달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3) 주작(朱雀)

혈(穴) 앞에 대응하는 산이 주작(朱雀)이다. 혈판(穴板) 하부에 있는 전순(前脣)부터 조산(祖山) 사이의 모든 산을 말한다. 주작이 집터 가까이 있는 안산(案山)은 지위, 재산, 평판 같은 기운이다. 좋은 주작의 집터에 사는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으며 재산을 모으고 높은 지위에 오른다. 나쁜 주작의 집터에 사는 사람은 명예를 잃거나 직장에서 누명을 쓰고 물러나며 재산을 잃게 된다. 현무(玄武)와 주작은 대칭되는 관계인데, 현무가 주인인데 비해 주작은 손님 혹은 보조자이다. 따라서 주작은 현무보다 낮은 것이 이상적이다. 안산은 묘를 쓰거나 집터를 잡은 혈 앞쪽에 있는 산으로, 주작의 일부이다. 주작이 현무보다 낮아야 하므로, 안산 역시 현무보다 낮아야 한다. 안산은 신분의 낮음 혹은 높음과 관련이 있다. 안산의 형태는 주택의 길흉(吉凶)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안산이 안정된 형태로 종을 엎어놓은 듯한 형태를 하고 있는 땅에서는 부자가 배출되고, 문필봉(文筆峯) 형태를 하고 있는 땅에서는 출세하는 공무원이 나온다. 반면 안산의 형태가 흉(凶)하거나 불안하면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한다.

(4) 현무(玄武)

현무(玄武)는 지기(地氣)를 혈(穴)에 직접 전달하고 있어 사신사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다. 현무가 주인(主人) 역할을 할 때 가장 이상적인 지세가 된다. 따라서 산세의 기상이나 규모가 백호・청룡・주작보다 크고 힘차야 하며, 주룡(主龍)에서 천심(穿心)과 개장(開帳) 등 여러 변화과정이 있는 생룡(生龍)이어야 한다.

현무 기운은 주작 기운과 대칭되는데, 주작이 여론이나 사회적 평판 등 외부적인 기운인데 비해, 현무는 내부적인 기운이다. 현무가 생기를 만들지만 주작은 그렇지 못한 땅에서는 능력은 우수하나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나온다. 반면, 주작이 생기를 만들지만 현무는 그렇지 못한 땅에서는 능력이 부족해도 사회적으로 인기를 얻는 사람이 나온다.

 

다. 사신사(四神砂)의 영향

명당(明堂)과 혈(穴)에서 백호나 청룡까지 거리가 다르지만, 사신사(四神砂) 기능은 용호의 길이에 직접 영향을 준다. 길게 감싸는 청룡은 짧은 청룡보다 반사경 기능, 바람막이 기능, 볼록 렌즈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주산(主山)에서 출발한 청룡이 집터나 묘의 왼쪽 축을 지나 앞쪽에 이르기까지 길고 둥글게 감싸는 경우, 매우 강한 생기(生氣)가 발생되어 왕기(旺氣)를 갖게 된다. 혈에서 청룡이나 백호까지 거리는 30m 정도 떨어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지세에 따라 짧게는 10m, 길게는 100m 이상 떨어진 것도 있다. 혈(穴)에서 청룡이나 백호까지 거리는 발복(發福)을 일으키는 시간과 관련된다.

 

라. 장풍사(藏風砂)

장풍(藏風)의 조건은 혈(穴) 주위의 중사(衆砂: 山과 水)가 중첩하여 긴밀하게 둘러싸고 조금도 빈틈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또한 혈 주위의 사(砂)는 주산(主山)과 용혈(龍穴)의 위엄을 갖춘 호위자이고 종자이다. 따라서 장풍사(藏風砂)는 주산, 주혈의 종속물로 그 수가 많을수록 좋다. 이 사(砂)가 많고 완비될수록 훌륭한 성국(成局)을 이룬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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