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열] 풍수지리의 구조 (5)

풍수와 유형(類形)

한국학회 승인 2020.09.06 21:59 의견 0

유형의 영향과 길흉

풍수는 운명의 화복(禍福)을 결정하는 법이며 땅의 길흉(吉凶)을 선택하는 기술이다. 풍수에서 유형(類形)의 영향은 인생의 길흉에 대한 영향이다. 길복(吉福)이 있는 곳이 행운을 주는 좋은 곳이고, 재화(災禍)를 만나는 곳이 흉재(凶災)를 주는 나쁜 곳이다. 길물(吉物)은 길기(吉氣)에서 나타나고, 재물(災物)은 재기(災氣)로 생긴다는 관념이다. 흉악한 것이 흉악한 영향을, 선량한 것이 선량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실제적인 경험이므로, 유형이 흉한가 길한가를 판정하는 것은 이론적이기보다는 상식적인 것이다.

장풍사(사격)의 형태

"금낭경"에서는 “형세가 (경에)맞지 아니하면 그곳에는 생기가 머물지 않는다(形勢不經 氣脫如逐).”는 말로 길흉 판별에 대해 총괄한다.

곽박의 "장경"에서는 형(形)과 세(勢)를 구별해서 생각하는데, 형(形)과 세(勢)가 이치에 순응하면 길하고, 반대로 세와 형이 이치를 거스르면 흉하다고 본다. 형이 길하고 세가 흉하면 백가지 복도 오직 하나만 좋을 것이고, 만약 형이 흉하고 세가 길하면 그 화는 곧바로 나날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이를 것이라 했다.

형(形)은 혈(穴) 주위에 대해서 말하고 세(勢)는 내룡(來龍), 후강(後岡)이다. 그러므로 혈에서는 형(形)이 직접적이고 세(勢)가 간접적이다. 이와 같이 세의 길흉은 종(從)이기 때문에 형의 길흉이 주(主)가 되어, 세(勢)보다 형(形)에 중점을 둔다.

유형에서 호순신은 물(物)의 기(氣)와 형(形)은 연속되는 것이므로, 물(物)의 뛰어난 형(形)에는 뛰어난 기(氣)가 있고, 추악한 형(形)에는 추악한 기(氣)가 있다고 한다. 위대한 인물은 기성(氣性)이 위대하고, 그 자태가 천하면 그 기성(氣性)도 천한 것과 같다.

"명산론(明山論)"은 길형이 흉형으로 변하는 일이 있다고 하며 유물의 영향을 시인하면서 길흉변화를 논하고 있다. 즉 “신선(神仙)의 땅은 그 산의 형태가 구름이 겹친 것 같고, 장상(將相)의 땅은 규벽(奎璧)과 같고, 부귀의 땅은 창고와 같고, 시정(市井)의 땅은 개미가 모인 것과 같다.”

만약 중앙에 산수가 하나로 모이지 않고, 생기가 내룡(來龍)에 없으며, 음양충화(陰陽沖和)를 이루지 못하고, 진혈(眞穴)을 맺지 못하면, 기산(奇山)이 있더라도 흉악한 것이다. 유형(類形)은 내룡결혈성국(來龍結穴成局)에 따라 길한 것도 흉한 것으로 변하기 때문에, 풍수의 길흉을 유형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유형이 길흉의 국혈(局穴)에 따라 변화한다는 관념은 풍수상 큰 의의가 있다.

고려의 국도(國都)인 개성은 칼날이 솟아오른 듯한 한양에 삼각산의 형태 때문에 멸망했고, 행주형(行舟形)인 평양은 대동강 속에 쇠닻을 가라앉히어 진호(鎭護)시켰으나 근래 끌어 올려 출수범람(出水汎濫)을 만났던 것이다.

무학(無學)은 학이 춤추는 지형의 형상인 한양 땅에 대궐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학 날개가 못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성곽을 먼저 쌓아 학 날개를 누른 다음 대궐을 짓게 했다고 전한다. 이것은 유형을 중요시했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양기풍수(陽基風水)도 유형만을 고찰하는 것이 아니라 유형에 많은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양기도 음택과 같이 장풍득수(藏風得水)라는 풍수 원칙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 근본은 유형보다 사신사(四神砂)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양기의 사신사와 장풍득수에 대해서 호순신은 "지리신법"에서 “음택에 적합한 것으로서 산수가 모여서 규모가 크고 중심을 이루는 땅으로, 물이 깊이 에워싸고 산이 멀리서 다가오는 곳이 양기의 대표적인 곳”이라고 했다.

장장장풍국과 득수국

풍수의 비보사상(裨補思想)

풍수의 득수(得水)・장풍(藏風)・방위(方位)・유형(類形)으로 길흉의 효험을 본다고 하더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갖춘 땅은 좀처럼 찾아낼 수 없다. 길지를 찾아 왕성한 발복을 누리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있기 때문에, 자연적 성국을 발견한다는 풍수의 법술에서 일보(一步) 나아가 길국(吉局)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데까지 발전했다. 이 인위적 풍수법의 대표적인 것이 진호(鎭護)를 위한 풍수탑(風水塔)이고, 보허(補虛)를 위한 조산(造山)이며, 방살위호(防殺衛護)를 위한 염승물(厭勝物)이다.

(1) 풍수탑(風水塔)

고려 이후 풍수를 위해 축조된 비보사탑(裨補寺塔) 혹은 비보소(裨補所)를 풍수탑(風水塔)이라고 한다. 지력을 비보하는 풍수탑은 국도(國都)의 기지(基地)가 영원히 동요하지 않도록 진호(鎭護)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上代) 삼국시대부터 진호를 위한 사탑 건축이 성행했다. 일례로 경주 황룡사 구층탑은 호국을 위해 세워진 탑으로, 이 탑이 세워진 이후로 천지가 평안하고, 삼한이 통일됐다고 전해진다.

이 탑을 세울 것을 선덕여왕에게 건의한 인물은 자장 율사였다. 자장은 중국 오대산에서 만난 문수보살로부터 신라는 산천이 험준하여 사람들의 성격이 거칠고 어지러워 사견(邪見)을 믿는 것이 횡행하기 때문에 때때로 천재(天災)를 겪는 것이니, 불탑을 세워서 그러한 재앙을 면해야 한다는 충고를 들었던 것이다.

(2) 보허산(補虛山)

장풍법에서는 혈 또는 국의 결함을 기피한다. 결함이 있다면 극히 양호한 길지도 포기해야만 한다. 그런데 풍수는 자연의 지리뿐만 아니라 인공적인 것까지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함을 보충하는 보허법(補虛法)이 생기게 되었다. 보허법에는 사탑으로써 메꾸는 것, 새로 산을 만들어 보충하는 것, 돌을 두는 것, 나무로 충당하는 것 등 그 종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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