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열 ] 사찰입지의 풍수지리적 분석 - 통도사 (1)

영축산 통도사

한국학회 승인 2020.10.02 16:14 의견 0

1. 통도사의 연혁과 개관

가. 삼보사찰의 불보종찰(佛寶宗刹) 통도사

양산은 신라 때부터 존재하던 고을로, 고려 때에 양주가 되었다가, 조선시대에 이르러 현재와 같은 양산이라는 지명을 얻게 된다.

양산 통도사(通度寺)는 해발 1,059m 높이로 솟은 영축산(靈鷲山)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본래 영축산은 부처님 재세 시 인도 마가다(Magada)국 왕사성(王舍城, Rājagṛha) 동쪽에 있던 그라드라(Grdhra, 鷲: 독수리)산을 의미한다. 부처님께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한 곳으로 유명한 이 산은 신선(神仙)과 독수리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하여 영축산이라고 불렸던 것이다.

경상남도 동북부에 위치하는 양산은 서쪽으로는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밀양・김해와, 동북으로는 울산과, 남쪽으로는 부산과, 동쪽으로는 동해와 인접해 있다. 양산은 양산천에 의해 동과 서로 나누어지며, 해발 700∼900m에 이르는 산악지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서쪽의 영축산 줄기와 동쪽 천성산 줄기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화양강・원동천 등 주요 하천 역시 남북 방향으로 흐른다.

영남의 대표적 수로인 정족산맥과 낙동강을 끼고 돌아 내륙으로 이어지는 양산의 지리적 입지는 이 지역의 역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이 지역은 김해 지역의 낙동강에 연접해 있어 상고시대에는 가야국을 중심으로 하는 가야 연맹에 편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산은 한반도 남단, 보다 정확하게는 동경 128゚5l′- 129゚31′, 북위 35゚17′- 35゚32′ 사이에 위치한다. 동단(東端)은 웅상읍 용당리 대운사 위쪽에 접하고, 최남단은 동면 가산리의 낙동강, 서단(西端)은 원동면 용당리로 낙동강 중앙지점이며, 북단(北端)은 원동면 선리 신불산 아래쪽과 인접해 있다.

한국의 사찰은 각기 나름대로의 고유한 성격과 특징 및 가람배치를 통하여 불법을 전파하고 있다. 통도사는 합천(陜川) 해인사(海印寺), 순천(順天) 송광사(松廣寺)와 함께 삼보사찰(三寶寺刹)로 불린다. 통도사에는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이 소재하고 있는데, 이 점에서 통도사는 한국불교의 으뜸인 불지종찰(佛之宗刹)이자 국지대찰(國之大刹)이라고 할 수 있다. 통도사와 관련한 연구 논문은 수없이 많이 나왔다. 특히 건축 관련 연구와 비보풍수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 외에 불화 관련 연구와 조경 관련 연구, 단청 연구, 지도 관련 연구, 음악 관련 연구 등이 있다. 그러나 통도사의 입지를 다룬 풍수 관련 연구는 미진한 상태이다.

우리의 전통사찰은 입지선정 및 공간구성에 있어서 풍수적 사고가 적용되어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천년고찰인 통도사의 입지가 갖는 풍수적 특징을 문헌 분석과 현장 조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풍수는 전통건축에서 입지를 선정하고 공간을 구성하는 데 적용되는 사상으로, 현대건축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친환경 건축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풍수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림 5-1] 통도사 일주문

나. 적멸보궁(寂滅寶宮) 통도사(通度寺)

통도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조선 인조 22년(1644)에 우운(又雲) 대사가 중건하였다. 연화문(蓮華紋), 당초문(唐草紋), 보상화문(寶相華紋) 등이 조각된 기단과 계단은 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통도사 대웅전 내부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지 않은데, 이는 대웅전 뒤에 있는 금강계단에 석가여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 때문이다. 자장 율사에 의해 전래된 불사리를 모시고 있는 국내의 다섯 적멸보궁(寂滅寶宮), 곧 오대보궁(五大寶宮)은 모두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있다, 통도사 대웅전의 외부 네 면에는 이름이 각각 다른 편액(篇額)이 걸려 있는데,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 남쪽은 금강계단(金剛戒壇), 동쪽은 대웅전(大雄殿),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이다. 이러한 형식은 해인사의 대적광전에서도 볼 수 있다. 이름의 뜻은 서로 다르나 그 의미는 같다. 한편 자장 율사가 쓴 불탑게(佛塔偈)가 대웅전 뒤의 주련에 있다.

 

만대의 전륜왕 삼계의 주인, 쌍림에 열반하신 뒤 몇 천추던가.

진신사리 오히려 지금도 있으니, 널리 중생의 예불 쉬지 않게 하리.

 

통도사를 거쳐간 고승들의 불법은 통도사의 각 전각과 탑, 석등, 그리고 그것들과 어우러진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피어난 것이니, 통도사의 모든 것은 불연(佛緣)과 떼 놓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현존하는 건물은 보물 제144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하여 대광명전・영산전・극락전・약사전・용화전・관음전・응진전・명부전・삼성각・개산조당・산령각등 12법당과 보광전・감로당・원통방・황화각・금당・명월료 등 6방이 있고, 세존비각・건향각・영각・천왕문・만세루・화엄전・일로향각・범종각・불이문・일주문・가람각・종무소・박물관 등 모두 65동 580여 칸이다. 현존 건물의 건조 연대는 대광명전(大光明殿)을 제외하고는 모두 근세 조선의 건물에 속한다.

통도사 산내 암자는 극락암・안양암・백운암・사명암・자장암・취운암・서운암・보타암・옥련암・수도암・백련암・비로암・축서암등 13곳이 있고, 여기에 근래 축조된 암자 4곳을 합하면 모두 17곳에 이른다.

통도사의 일주문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성보박물관(聖寶博物館), 그 안에 천왕문・극락보전・종각・만세루・불이문이 있고, 오른편으로 약사전・영각・대광명전・봉발탑・황화각・영산전・용화전이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관음전, 왼편으로 원통소・감로당・진부전이 있고, 오른편으로 개산조당・해위보각・세존비각・석등・대웅전이 있으며, 또 오른편에 사리탑・장경각・대웅전이 있다. 뒤에는 삼성각과 보광전이 있고, 조금 오른쪽에 산운각이 있다.

대웅전 왼편에는 청법전・불지종전・대방광전・국지대원・응진전・향로각 그리고 원종 제일선원이 있다. 봉발탑(奉鉢塔)은 보물 제471호이며, 고려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봉발탑은 석가세존의 발우(鉢盂)를 봉치(奉置)하여 장대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불하신 미륵존불의 출세를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응진전(應眞殿)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96호로, 조선 숙종 3년(1677)에 지진(智進) 대사가 창건하였다. 전 내에는 석가여래좌상과 좌우의 미륵보살 제화상과 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또 16나한이 불상 주위에 있어 현재 이 건물을 나한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명부전(冥府殿)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95호인데, 지장보살을 주불로 하여 저승의 염라대왕 등 십대왕(十大王)을 봉안한 전각이다. 고려 공민왕 18년(1369)에 창건하였으며, 조선 고종 24년(1887)에 소실되었던 것을 이듬해(1888)에 허성(虛惺) 대사가 중건하였다.

용화전(龍華殿)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04호이다. 이 건물은 고려 공민왕 18년(1369)에 창건되고 조선 영조 원년(1725)에 재건되었으며 전내에는 미륵불이 봉안되어 있다.

통도사 관음전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1호이며, 조선 영조 25년(1725) 용암(龍岩)대사가 창건하였다. 전내의 우측 벽에는 석가여래의 일생을 묘사한 팔상탱화(八相幀畵)가 안치되어 있다.

안양암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47호다. 안양암은 통도사 팔경 중의 하나로 안양 동대(東台)에 위치하며, 고려 충렬왕 21년(1295)에 찬인(贊仁)대사가 창건하고 조선 고종 2년(1865)에 중수하였다. 법당은 일명 보상암(寶相庵)이라 한다.

통도사 일주문은 신라의 고찰인 본사에 들어서는 정문으로, 고려 충렬왕 31년(1305)에 창건했으나 그 중간의 중건 연대는 알 수 없다. 편액(篇額)의 ‘영축산 통도사(靈鷲山 通度寺)’는 대원군의 글씨이다.

범종각은 조선 숙종 12년(1686)에 창건한 건물이다. 범종각에 걸려 있는 범종(梵鐘)・홍고(弘鼓)・운판(雲板)・목어(木魚)의 불전용사물佛殿用四物)은 지옥(地獄)・축생(畜生)・수중(水中)・허공계(虛空界)를 헤매는 중생들을 위하여 아침저녁으로 예불할 때 친다.

약사전은 고려 공민왕 18년(1369)에 성곡(星谷)선사가 창건하였으며, 중건 연대는 미상이다. 법당에는 약사여래상을 봉안하고 있다. 동방 정유지 세계의 교주인 약사여래는 인행시(因行時)에 12대원(大願)을 발하여 중생들의 병을 고치고 목숨을 연장케 하며, 재앙을 소멸시키고 의식을 만족하게 하여, 무상보리를 증득하게 하는 부처이다. 통도사 입구 무풍교(無風橋)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울창한 태고림과 맑은 시냇물이 세속의 풍진과 답답한 번뇌를 말끔히 씻어주니 해동 성역이 아닐 수 없다.

[그림 5-2] 통도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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