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열 ] 사찰입지의 풍수지리적 분석 - 통도사 (6)

통도사의 풍수지리적 입지분석

한국학회 승인 2020.10.02 16:29 의견 0

4. 수세에 의한 분석 [水]

풍수에서 물은 음양론의 관점에서 논하는데, 물은 움직임이 있어 양이라 하고, 산은 움직임이 없어 음이라 한다. 이러한 음과 양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통도사의 물로는 전면을 흐르는 물길과, 적멸보궁과 영산전의 우측에 자리한 연못이 있다. 특히, 적멸보궁 우측에 자리한 구룡지(九龍池)는 통도사의 창건설화와 직접 관련된 연못이며, 영산전 우측의 원지(圓池)도 중요한 의미를 간직한 연못이다.

이러한 연못의 조성은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 설해지고 있는 극락정토의 보배 연못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림 5-11] 통도사의 물길과 한문 위치

반면에 전면을 흘러가는 물길은 통도사와 음양교배를 통해 더욱더 생기 가득한 공간이다. 󰡔감룡경(撼龍經)󰡕에는 “조수는 혈을 안 듯 들어와야 한다.”라고 하였다. 즉, 물이 환포(環抱)하는 형상을 가장 길하다고 하는데, [그림 5-11]과 같이 둥그렇게 환포하는 형상을 금성수(金星水)라 하여 더욱 선호한다. 이러한 물길은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위치한 부분에서 가장 아름답게 환포하는 형상으로, 이는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위치한 곳이 음양교배가 가장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대웅전과 금강계단의 앞쪽을 지난 냇물은 곧장 흘러가는 모습인데, 물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통도사의 물길은, 수구(水口) 부분에 이르러 일월 한문(扞門)의 선자바위가 확인된다.

양산의 동쪽 산줄기에는 천성산이, 서쪽 산줄기에는 영축산이 전개된다. 영축산 자락의 여러 갈래로 흘러 들어오는 계곡수는 큰 내를 이루며 통도사 계곡으로 흘러든다. 계곡의 여러 곳에는 흰 암반이 몸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영축산에서 발원한 양산천은 양산 지역을 가로지르며 남쪽으로 흘러가다가 남동방향으로 명당을 감싸며 물금(勿禁)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

풍수에서는 물이 직류하는 것을 꺼리고 굴곡하기를 바란다. 직류수는 물의 오고감이 보이고 굴곡수는 물의 오고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길이 직선으로 흐르면 기(氣)를 흩어지게 한다. 이는 바람의 흐름이 강하기 때문인데, 이런 곳에는 명당이 형성되지 않는다. 물의 형태는 잔잔하게 흐르고 굽어 감돌아 가는 것이 좋다. 통도사 금강계단의 남쪽과 서북쪽은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여 있다.

통도사의 물길은 양산 상류지역의 영축산에서 발원한 양산천의 남쪽 상로전 앞 정법교에서 혈처를 둥글게 감싸며 서쪽에서 흘러드는 물줄기가 월영교에서 합수된다. 수구에는 선자바위가 일월(日月) 한문(扞門)으로 우뚝 서 있고, 다시 여의주봉이 산문 입구에 서 있으며, 그 앞에 용담(龍潭)이 있다. 물이 굽어 볼록한 혈전(穴前)의 정법교에서 상로전의 대웅전과 금강계단을 둥글게 감아 돌면서 잔잔하게 흐르는 물줄기가 잠시 숨을 고르듯이 안정적이고 유순하게 둘러 감싸는 궁형곡선(弓形曲線)의 환포(環抱)한 명당수다. 명당수에 지기와 수기가 서로 만나 동시에 잠시 머무는 상로전의 대웅전과 금강계단은 득수(得水) 명당이다.

통도사는 풍수의 기본적 지형조건인 용・혈・사・수를 모두 갖춘 땅에 자리 잡고 있다. 중산(衆山)이 멈추고 중수(衆水)가 모여든 곳이기 때문에, 산진수회(山盡水回)한 형(形)과 세(勢)를 두루 잘 갖춘 곳이다. 통도사의 입지는 주산을 등 뒤로 하고 물을 앞에 둔 배산임수(背山臨水) 배치와 산이나 강이 옷깃이나 띠처럼 둘러 감아준 산하금대(山河襟帶)의 지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입지는 기(氣)가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좋은 명당(明堂)이다. 이외에도 통도사의 입지는 외부의 간섭 없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적당한 폐쇄성과 개방성까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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